일기

20200525 어제 탈코 세일러문

남혜수 2020. 5. 25. 22:22

트위터 오타쿠 분석 에세이

 

흐름이 명확하고 읽기 편하라고 적은 글이 아닙니다. 그저 제 생각을 끄적거려놓은 글.

주제는 오타쿠판에 남아있는 사회적 여성성

 

요즘 사이버 강의+트위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짐 그래서 트위터 논제 위주로 정리하려고 한다.

사적인 얘기가 덜 들어간 일기, 아카이빙은 공개로 열어둘 예정

시간 날 때 아이디 정리하고 네이버로 이사가야지

 

 

트위터가 그 어디보다 다양한 여자들이 모여서 논의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서... 그 흐름을 아카이빙해둘 필요가 있다 느꼈다

 

혼자만의 레디컬 계정을 만든지는 한 달 쯤 되었고, 23일쯤에 트친 몇 분을 받았다. 생각개진과 알티 흐름 파악에 도움이 된다. 아직까지는 가끔 들어가서 알티버튼을 누르고 오는용... 이렇게 계정을 만들고 나니 디엠으로 성노동론 반대해시를 받기도 했다. 유익한 거 같다. 성노동론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다뤄야지.

 

어제 친구 트윗으로 대신 알티를 탔다 아침의 시작은 교사에게 육아를 떠맡기려는 기혼여성들의 호소문이었다. 정확히 입장문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말이다... 여자 중 가장 취약계층을 지키기 위해 최전방에서 버티고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걸 레디컬 계정을 파고 나서야 알았다. 그제서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실트 1위에 세일러문이 있었고, 누르면 바로 내 트윗이 뜰 정도... 첫 알티스타(내 트윗은 알티가 10을 넘긴 적도 드물다, 워낙에 프로텍트 계정을 즐겨하고, 공개된 계정에서는 뻔한 말과 알티만 하기 때문)가 된 경험이라 즐거운 내용이었으면 좋았을텐데, 결국 오타쿠 문화의 민낯을 본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다음에 알티스타가 된다면 그때는 의미 담은 내 창작물로 알티를 탔으면 한다.

 

 

오늘 21:57 캡처 알티 4.4K      인용 중인 트윗 출처 트위터 ID @_kimmit

 

Kimmit님의 그림 속 세일러문은 원본 세일러문 그림에서, 악세사리를 빼고 숏컷을 한 모습을 그려두셨다,

게재에 대해 여쭤보는 것도 피로하실 것 같아, 그림 무단 게재가 되지 않도록 글만 게시한다.

 

 

실트 1위가 세일러문이었던 이유는 저 창작물에 훈수 두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 머리에 있는 저 빨간 건 전사에게 필수적이다!

2. 맘대로 캐릭터 디자인을 훼손하는 건 원작자에 대한 존중이 아니다!

3. 니가 뭔데 전사에게 필요없는 걸 정하냐?

 

사람들은 주로 이 세 가지로 훈수를 두더라

참고로 세일러문 챌린지는 #원작을_내_그림체로_그려보자 의 연장선, 해외버전 #sailermoonredraw 해시를 통친하는 말이다. 최근 유행하기 시작했고, 그래서 참 여러... 세일러문 챌린지가 있다. 아래 종류 등이 정말 많았다.

 

1. 종족 변경 (고양이, 강아지 등)

2. 수염이 있고 듬직한 모습으로

3. 성인만화에 나올 법한 컷

 

이런 그림들 때문에 실트에 세일러문이 오른 게 아니다. '양갈래 머리'가 아닌 세일러문을 매도하는 사람들이 세일러문을 실트에 올렸다. 사람들은 왜 저 그림에 분노하고 훈수를 뒀을까?

 

 

친구 트윗이 정확히 핵심을 짚었다. TS문화*가 성행했던 2D 오타쿠판. 이게 고쳐진 지는 몇 년 되지 않았는데, 아직도 그 잔해가 남아있다. 또, BL*소비보다 HL*소비가 피씨*하다고 얘기가 돈 것도 몇 년 되지 않았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이뤄내지 못했다. 오타쿠판 페미니즘은.

 

'탈코르셋'을 응원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반기를 들고 싶어서 들은 것이다. 사회적 여성성에 갇혀있는 게 편한데 자꾸 나오라고 하니까. 전사에게는 긴 머리가 필요 없는 걸 인정하고 싶지 않으니까. 저게 예쁘니까. 자기도 예쁘고 싶으니까... 원초적이다. 본인의 욕망 그 끝 바닥까지 보여준다.

 

 

TS문화 : 여캐가 남캐였다면? 남캐가 여캐였다면? 하고 성별을 바꿔보는 것. 보통 외관에서 차이를 두기 때문에 캐릭터 외관에 사회적 여성성을 입혔다 뺐다 하는 놀이. 주로 머리길이에 차이를 뒀다 저 트윗에 아주 적절한 비꼬기용 예시.

BL : Boys love 남자 간의 유성애관계

HL : Hetero love 서로 다른 성별 간의 유성애관계 (보통 여자-남자)

피씨 : Political Clean 보통 여자들의 도덕적 코르셋처럼 오타쿠들에게도 피씨할 것이 요구된다

 

 

헤테로가 서로 다른의 뜻을 지녀 저렇게 해석했다. 기이하다...

굳이 헤테로라고 이름 붙이고 여자와 남자를 짝지어 주는 건... 가임기 여성 지도를 만들고, 덜떨어진 남자를 미디어에 노출시켜 여자들의 눈을 낮추는 국가정책을 보는 것만으로 차고 넘친다

 

반복되는 남자 위주에 서사에 지쳤다 > BL 소비 지양하자 (O)

대신 여성서사를 지향하자 > 여캐를 사랑하자 (O)

여캐를 사랑하자 > 1. 코르셋을 잔뜩 찬 갸냘픈 여캐가 최고야 귀여워 사랑스러워~ (X)

> 2. 그럼 여캐가 나오는 HL를 소비하자! (X)

 

놀랍게도 오타쿠 정서가 이 흐름을 탄다.

앞에 1, 2번도 깨우친 페미니스트, 여성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바뀌지 않았을 것이다. 

HL은 정말 가부장제를 그대로 담습하고 있다. 남캐가 잘생긴 점에서 판타지는 맞지만, 결국 현실 여남 간 연애를 따라가게 된다.

 

 

환멸난 페미니스트들이 탈오타쿠 함과 동시에 그들과 오타쿠 판 간의 갈등, 분리가 일어나면서 오타쿠 페미니즘 역사는 저기서 고여버린다. 그게 터진 게 어제자 세일러문 탈코 사건이다.

 

놀랍게도 떨어져 나온 페미니스트들은 유성애적 소비를 지양하자. 여기까지 발전된 사고가 흘렀고 논쟁도 마쳤다.

GL, 여자끼리 사랑을 하는 모습이더라도 코르셋을 경계하며 소비한다.

유성애는 결국 가부장제를 담습한다. 권력낙차가 무조건 생긴다.

(레즈비언 문화에 발 담궜던 사람이라 하는 말이다. 레즈들은 다들 연상을 찾는다. 언니가 나의 가부장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욕망이 여기서 드러난다.)

HL은 당연하고, GL 소비까지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고여있는 오타쿠 판은 그대로다.

 

코르셋을 낀 작은 여캐가 나와 짧은 머리 편한 옷을 입은 잘생긴 남캐와 연애를 하는 연성들.

로판의 클리셰가 되어버린, 귀엽고 엉뚱한 주인공의 자상한 아빠와 다정한 남자친구.

 

가부장제를 그대로 드러낸다. 달라진 게 없다. 오히려 가부장제를 심화하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페미니즘적이라고 나오는 캐릭터 : 다양한 여자 캐릭터 (O)

캐릭터가 몸 담고 있는 주 서사가 되어야 하는 것 : 로맨스 (XXX)

캐릭터의 끝 : 다정한 남자친구와의 결혼 (X)

 

 

로맨스가 안되는 이유는 위에서 설명했다. 유성애가 가부장제를 그대로 드러내기 때문. 그게 어떻게 반가부장제적인 캐릭터가 그려낼 이야기인가.

 

다시 한번 언급하지만 페미니즘은 탈가부장제 운동이다.

페미니즘을 여권 증진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탈가부장제를 해야 비로소 여권이 신장되는 것이다. 남자와 같은 정도로...

여자가 서열이 낮은 이유는 이 세상 가족 형태를 부부와 아이로 정의해두고, 이 가족의 대표를 남자로 설정하는 가부장제 때문이다.

 

 

본질을 알고 나면 해답이 보인다. 왜 그걸 나 몰라라 하는지 모르겠다. 행동할 수 있는 일은 하자

지양할 수 있는 소비는 지양하자.

그래서 여자들이 좋은 컨텐츠를 많이 만들고 있다. 요즘 내가 빠진 건 우정리노트.

모계사회에 마인크래프트 동물들이 나와 진행하는 서사라 좋다.

유성애적으로 엮지 않을 것을 부탁하셨다. 그런 오타쿠식 소비 없이, 캐릭터만의 서사만으로도 충분히 재밌는 컨텐츠.

 

추천하는 유튜버는 하말넘많, 소그노, 자빱 등... 건강한 소비를 하자.

 

 

내가 오타쿠였고, 여전히 오타쿠식 소비(무조건 유성애로 귀결)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기반성차 적은 글이다. 더 나은 사람이 되자.

 

코르셋 :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꾸밈노동.